의창 다호리유적 출토 목질유물의 수종
경남의창군 동면 다호리 일대에 분포하는 원삼국시대 고분군에서 이 시대의 고분에서는 보 기 힘든 목관을 비롯하여 나무함, 칠기목심(漆器木心 ), 각종 공구목병(工具木柄), 밤, 씨앗, 나뭇잎등이 출토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의창 다호리유적 출토 목질유물에서 식별된 수종은 관재의 경우 침엽수재인 소나무와 활엽 수재로서는 상수리나무와 오리나무였으며 씨앗2와 3에서 돌배나무와 천선과나무가 검출되었 고 나뭇잎은 산뽕나무로 추정할 수 있었으며 밤도 출토되었다. 이들 중 소나무로 식별된 14 호분은 원삼국시대 고분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후대의 민묘로 판정하고 있고, 씨앗과 나뭇잎의 식별은 육안감별에 불과하여 차후 더욱 정밀한 검토가 요구되므로 여기서는 관재 인 상수리나무와 오리나무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출토된 몇 건 의 출토관재에 대한 수종식별에서 상수리나무가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관재의 수종으로서 는 우선 대경목이어야 하고 가공이 용이하여야 하며 잘 썩지 않은 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하 는데, 이 조건에 적합한 수종은 대부분 침엽수재이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소나무와 주목, 일 본의 경우는 삼나무, 편백 및 금송 등이 출토되고 있다.
다호리의 고분에서는 관재로서 잘 쓰지 않는 상수리나무를 사용한 것은 다음 몇가지 점에 서 극히 흥미롭다.
1호분 상수리나무 목관의 경우, 크기가 240cm, 너비 85cm, 지름 65cm의 크기로서 가공전 의 재료는 적어도 직경 1m 이상의 대경목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목재의 비중은 0.7-8 전후 로서 무겁고 단단하여 운반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가공이 어려운 대표적수종이 다. 이 목관은 통나무를 반으로 잘라 구유형으로 속을 파내고 시신을 넣은 다음 위에 다시 나무로 덮어 매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공방법은 인물(刃勿)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데 무겁고 단단한 상수리나무를 구유형으로 가공하기 위하여는 도끼나 자귀의 칼날이 강하 지 않으면 불가능하므로 상당히 발달된 제철술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상과 같이 운반 및 가공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상수리나무를 관재로 사용한 까닭은 첫 째 상수리나무 대경목의 자원이 주위에 풍부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둘째는 단단하고 타닌 성분이 많아 잘 썩지 않으며 셋째는 도토리를 생산하는 상수리나무는 당시로서는 귀중한 식 량자원식물이었으며 이를 신성시하여 사자의 관재로 사용한 것이 아닌가 추정해 볼 수 있 다.
2호분의 오리나무는 관재로 의뢰받았으나 이 수종의 특성상 관재로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의뢰 착오이거나 다른 기구재일 가능성이 높다. 오리나무는 재질이 비교적 치밀하고 균일하 여 기구재, 나막신 등 선인들과 매우 친근한 수종이었다.
끝으로 씨앗과 나뭇잎의 수종감별은 좀더 검토를 요하는 부분이겠으나 천선과나무와 돌배 나무는 모두 식용가능한 과일이므로 사자의 식물로 넣어준 것이 아닌가 추정할 수 있다. 또 산뽕나무는 양잠과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