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침몰목선의 재질
<신안해저유물 발굴보고서> 종합편, 문화재관리국, 1988
1975년 8월 전남 신안군 지도읍 방축리 도덕도 앞 해상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걸려 올라온 청자화병등 6점의 유물을 문화재 관리국에 신고하면서 시작된 신안 침 몰목선의 인양작업은 1984년까지 10여년 계속되었다. 22,000여점의 송원대 도자기를 비롯하여 28톤의 동전 과 1,000여본의 자단 원목, 445편의 선체편 등 막대한 양의 유물을 수습하므로서 고고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목질유물은 선박의 건조지역을 비롯한 당시의 무역범위을 알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아래 내용은 신안침몰선박의 선체구성 수종과 실려있는 통나무 및 유물상자등의 수종을 분석한 결과를 발췌한 것이다.
◆ 수종과 분포지역
신안침몰선에서 구분된 수종은 침엽수로서는 마미송과 넓은잎삼나무, 활엽수는 녹나무류, 조록나무류, 가시나무류, 모밀잣밤나무류, 자단류등이다. 부재의 종류별로는 선체의 경우 대부분 마미송(馬尾松)을 사용하였 고 부분적으로 넓은잎삼나무, 녹나무류 및 조록나무류를 이용하였다. 실려있는 목질유물은 종류가 방대하여 모 두 다루지는 못하였으나 유물상자 및 물표는 넓은잎삼나무, 원통목은 구실잣밤나무류, 자단류등이다.
이들 수종의 대부분은 중국남부에 분포하는 수종이며, 자단(紫檀)은 중국남부에도 일부 분포하고 있으나 신안침몰선에 실려있는 것은 인도가 원산인 Dalbergia latifolia의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마미송과 넓은잎삼나무 는 중국남부의 특산 수종으로서 당시의 원시적인 운반수단을 감안 해 보면 신안침몰선의 건조지방은 중국남부 와 깊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용된 목재는 선체의 경우 수령 60-100년, 용골은 150-170년생, 유물상자는 100-150년의 통직한 대경 재이다. 선체 및 용골재인 마미송의 경우 수심(髓心)에서 30-40년까지의 평균연륜폭이 0. 7cm정도에 달하고 그 이후의 평균연륜폭도 0.4-0.5cm에 달하여 대단히 양호한 생장조건 즉 배수가 좋고 비옥한 강 연안의 산록 혹은 평지에 가까운 구릉지에서 벌채이용한 것으로 생각되고, 또 초대경재(超大徑材)가 일정 지역의 임지에만 편재하여 분포할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한곳이 아닌 여러곳에서 선택 벌채하여 수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 목질유물의 재질개요
먼저 목질유물의 부후정도를 보면 선체. 상자, 방현재 등 침엽수재로 제작된 목질유물에서의 극심한 부 후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어느 정도 물속에 묻혀 있느냐에 따라 부후정도는 심한 차이를 나타내고 극단 적인 경우 생재와 전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보존된 경우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침엽수재 로 구성된 목질유물은 부후정도가 극심하여 형태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 정도이다. 목질은 바닷물속에 흔히 생 육하는 천공해충류(marine borers)인 천공해충류(Teredo), 갑각류에 속하는 바다나무좀류(Limnoria)에 의하여 급격한 피해를 받게 된다.
신안침몰선의 경우 침몰하여 수년-수십년내에 뻘속에 파묻히지 않은 목질유물의 대부분은천공해출류 에 의하여 식해을 소멸 된 것으로 추정되고 조류가 급한 탓으로 뻘속에 쉽게 묻혀버린 부분이 지금까지 보존 된 유물에 속한다. 뻘속에 묻힌 유물은 천공해충류에 의한 피해는 거의 받지 않으나 여기에는 해양균류에 의 한 침해를 받게된다. 신안 침몰선의 해양균류에 대한 학술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명확하지는 않으나 현미경 적인 소견으로 보면 이들 해양균류는 분해속도가 대단히 느린 연부후균(soft rot)에 속하는 균류로 생각된다. 연부후균은 목재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cellulose, hemicellulose, lignin의 3성분중에서 목재의골격이라 할 수 있는 cellulose및 hemicellulose만을 분해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목재의 세포벽은 lignin만 남고 cellulose성분은 차츰 소멸하게 된다.
cellulose성분은 주로 세포의 2차벽의 중층에 대량으로 분포하므로 연부후균의 분해는 2차벽의 마이크로 피브릴(mlcrofibril)을 따라 세포축에 대하여 약간의 각도를 가지고 작은 공동을 형성하면서 분해가 진행되어 말기에 가서야 세포벽의 내외측에 까지 분해가 확산되고 세포벽의 완전 소멸을 가져오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부후균의 분해정도에 따라 다르겠으나 분해가 상당히 진행된 목재는 골격물질이랄 수 있는 cellulose 가 급격히 감소하므로서 고유의 강고성을 거의 잃고 충전물질인 lignin만이 남아 형태만을 어느 정도 유지하 게 된다. 앞에서 구분한 "연질재(軟質材)"는 연부후균에 의한 cellulose분해가 진행되어 세포벽을 미세한 공동 과 lignin이 주체가 된 극심한 부후재이었다. 이와같은 세포벽의 공동현상은 이 수종의 생재함수율을 400-600%까지 도달하게 하고 건조시 극심한 수축현상이 나타난다.
분해의 정도 재의 표면에서 중심으로 들어감에 따라 차츰 낮아지고 있으나 전술한 바와 같이 뻘속에 어 느 정도 깊이에 묻혀 있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인양된 용골의 경우 표면에서 6-7cm정도에 극심한 연부후 균의 피해를 볼 수 있고 그 이상 들어가면 피해의 정도은 급격히 낮아진다.
한편 연부후균의 피해는 수종에 따라서도 따라서도 부후정도에 큰 차이가 있다. 침엽수인 마미송 및 넓 은 잎삼나무에서 피해가 크고 자단류는 거의 피해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활엽수인 다른 수종은 침엽수보다도 부후정도가 낮으나 연부후균의 침해를 상당히 받고, 모밀잣밤나무류(원통목)의 경우 표면에서 약 1cm정도 깊 이 까지만 연부후균의 침해가 인정되고 그 이상의 깊이에서는 거의 생재에 가깝다.
선체에 사용된 마미송의 판재는 수(髓)가 가운데 포함된 방사단면 판재(柾目材)뿐만아니라 접선단면 판 재(板目材)도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은 상당히 발달된 목재가공기구, 즉 대형의 톱을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유 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검색수종 종합
신안침몰선에서 인양된 선체구성목재와 실려 있는 주요 목질유물을 대상으로 목재조직학적인 수단에 의 한 수종을 구분하고 해당 수종의 분포지역을 추정한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수 종 명 |
사 용 부 재 |
분 포 지 역 |
마미송
Pinus mansonia |
용골, 선체판재 |
중국남부 특산 |
넓은잎삼나무
Cunninghamia lanceolata |
방현재,유물상자,액체탱 크일부 |
중국남부 특산 |
녹나무류
Cinnamomum sp. |
현장지주(舷墻支柱) |
난대 및 아열대(중국남부, 한국남해안, 일본남부) |
조록나무류
Distylium sp. |
액체탱크 가름대 |
난대 및 아열대(중국남부, 한국남해안, 일본남부) |
가시나무류
Cyclobalanopsis sp. |
용골부목 |
난대(중국남부, 한국남부, 일본남부) |
잣밤나무류
Castanopis sp. |
원통목(쏘새지목) |
난대 및 아열대(중국남부, 한국남해안, 일본남부) |
자단류
Dalbergia sp. |
통나무 |
인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