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 비봉리 출토 통나무배
2004년 경남 창녕군 부곡면 비봉리에서는 약 6~7년 전의 통나무배의 일부가 출토 되었다. 배는 발견 당시 동서 방향으로 놓여 있었고, 강 쪽을 향해 남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
확인된 실물 기준으로 이 배는 최대 길이 3m10㎝, 최대 폭 60㎝, 두께 2.0-5.0㎝, 깊이 약 20㎝가 된다. 어디가 뱃머리이며 고물(船尾)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는 동쪽 부분이 선수가 아닐까 조사단은 추정했다.
이 배는 가운데를 잘랐다고 했을 때 U자형이며 속을 파내 만든 통나무배이다. 선체는 전체가 고르게 가공돼 있으나 선수부가 약간 더 두껍다.
임학종 학예연구실장은 "원래 선체는 4m를 넘었다고 추정된다"면서 "철기나 청동기 같은 금속기가 발명되지 않은 당시로서는 대단히 치밀하게 가공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배를 만들기 위해 당시 사람들은 통나무를 군데군데 불에 태운 다음 돌자귀 같은 날카로운 석기를 이용해 깎아내고, 다시 갈돌과 같은 기구로 표면을 정리하는 방식을 구사했음이 드러났다. 이를 증명하듯 선박 곳곳에는 불에 그슬려 가공한 흔적인 초흔(焦痕)이 발견됐다.
배를 제작하는 데 쓰인 나무는 필자가 표본을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분석해본 결과 나이테 폭이 비교적 넓고 고른 것으로 보아 산자락 부분의 땅이 비옥한 곳에 자란 약 200년 전후의 소나무임을 알 수 있었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이전 선박 실물로는 경주 안압지 출토 통일신라시대 배(8세기), 완도선과 십이동파도선(11세기), 안좌도선(13~14세기), 달리도선(14세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