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향나무보다 더 잎이 곱게 생긴 곱향나무 2그루가 거의 붙어서 마치 곧 승천을 준비하고 있는 2마리의 용을 보는 듯도 하다. 곱향나무는 원래 백두산에서 자라던 나무로 알려져 있다. 잎이 모두 바늘처럼 뾰족하며 잎길이가 아주 짧은 것이 특징이다. 향나무 종류는 향나무류와 노간주나무류로 나눌수 있는데 곱향나무는 이름과 달리 노간주나무류에 들어가는 특별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나무라는 명성에 부끄러움이 없다. 일부러 번호를 맞춘 것은 아니겠으나 이 나무의 천연기념물 번호가 공교롭게 88번이라서 나무의 모양과 느낌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이 이채롭다. 나이가 오래되어 줄기의 상당부분이 썩어버려 외과수술을 받고 충전물로 채워져 있으며, 특히 오른쪽 나무는 목질보다 충전물이 오히려 더 많다. 나무의 크기는 높이가12.0m, 가슴높이의 둘레가 4.1m와 3.3m이다. 남쪽 줄기의 가지 길이는 동쪽이 5.0m, 서쪽이 3.8m, 남쪽이 5.8m, 북쪽이 3.3m이며 북쪽줄기의 가지길이는 동쪽이 3.0m, 서쪽이 4.0m, 남쪽이 3.8m, 북쪽이 3.5m이다. 향나무에 얽힌 구전에 의하면 고려 의종과 희종 대의 지눌(知訥, 普照國師, 1158∼1210)스님이 조계산에 천자암을 짓고 왕자의 몸으로 제자가 된 담당국사(湛堂國師)와 함께 중국에 갔다오면서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나란히 꽂아 놓은 것이 뿌리가 내려 자랐다고 전해오고 있다. 그래서 나이는 약 8백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삽목전설이 알려진 나무는 쌍향수 이외에도 운문사 처진 소나무를 비롯하여 여럿있다. 이 나무는 한 손으로 밀거나 여러 사람이 여러 손으로 밀거나 한결같이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여 찾아오는 사람들은 한 번씩 손을 대어 흔들어 보기도 하였다한다. 실제로 움직이는 지 아니면 움직인다는 착각인지 이제는 실험을 해 볼 수도 없고 해서도 않되니 확인할 길이 없다. 옛날에는 쌍향수를 흔들면 틀림없이 극락세계로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 천자암을 찾는 손님이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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